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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그곳이 내 땅이어서 간다-울릉도·독도 2011-10-07 13:08:47
여행3팀
울릉도 저동항에 있는 촛대바위 위로 해가 떠오르면서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방파제 위의 사람마저도 배경이 된 듯하다.




 ‘국내여행의 멋은 섬 여행에 있고, 섬 여행의 매력은 바로 울릉도에 있다’고 했던다.

하지만 막상 울릉도에 가는 길은 참으로 고되다 못해 고생이다. 3시간이 넘는 뱃길은 멀고 울렁대는 파도는 속을 뒤집어 놓는다. 덕분에 여객선 여기 저기엔 채 삭지도 않은 배설물들이 참혹한 전쟁의 참상을 대변해준다.

애매한 냄새와 달아오르는 열기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만 하니 누군가 외쳤다.

“울릉도다!”

◇울릉도도 식후경

배에서 잇딴 사투를 벌인 탓에 배가 출출할 때쯤 울릉도에 도착한다. 속도 다 비웠것다 맛을 찾는 것부터 울릉도 여행은 시작된다.

섬 음식이 뭐가 있겠느냐고 무시할지 모르겠지만, 울릉도의 약초 불고기와 산채밥, 홍합밥을 맛본다면 달아났던 입맛마저 돌아올 것이다.

특히 홍합밥은 한번 먹어본 사람이라면 그 맛에 매료되고 만다.

1급 청정해역인 울릉도에서 나오는 자연산 홍합에 울릉도 산나물과 참기름을 넣고 비벼 먹는다. 그 고소한 향과 보기 좋은 색감은 집나간 며느리마저 돌아오게 할 기세다.

◇울릉도에만 있는 약초 ‘명이나물’

울릉도하면 오징어와 호박엿을 떠올리지만, 그보다 더 귀한 산나물이 있다.

바로 ‘명이나물’이다. 개척민들의 명을 이어주었다고 해서 명이라 불리는 ‘명이나물’은 울릉도에서만 자라는 귀한 약초다.

겨울에 깨끗한 눈을 뚫고 자라나는 명이나물은 울릉도 특유의 날씨와 지질, 기후와 맞물려 맛과 향이 독특하다.

정성껏 채취한 명이로 김치를 담근 후 땅 속에 묻어 두었다가 6월쯤 꺼내 먹으면 새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식욕을 돋우는데 1등 공신이자 다이어트의 적이다.


독도를 지키는 괭이갈매기


◇분화구 안에 있는 요상한 마을

울릉도의 가장 큰 특징은 화산섬이란 것이다.

울릉도는 화산이 두 번 분출하여 형성된 ‘2중 분출 화산섬’이다. 나리분지라는 곳이 첫 번째 분화구고, 알봉분지라는 곳이 두 번째 분화구다. 울릉도의 분화구의 특징은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과 달리 물이 고여 있지 않다.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분화구이다.

더욱이 나리분지는 산악지형인 울릉도에서 찾아보기 힘든 평지지역이고 그 안에 부락이 있는 요상한 곳이다.

나리분지 안에 있는 부락에는 귀틀로 만든 벽 외부에 옥수수대나 억새로 엮은 우데기를 두른 울릉도 특유의 투막집과 너와집이 있다. 이는 겨울에 3m까지 쌓이는 눈에서 주민들이 살아남기 위해 만든 전통집이다.

또한 나리분지 안에 부락에는 막걸리와 파전을 파는 곳이 있다. 관광객들에겐 또 다른 추억의 명소로 그곳에서 먹는 울릉도 음식이 일품이다. 말만 잘하면 귀한 산나물들도 서비스로 쏟아진다.

◇섬을 깨우는 새벽 일출

울릉도의 하루는 저동 촛대바위로 해가 솟아오르면서 깨어난다.

촛대를 세워 놓은 듯한 형상인 촛대바위 위로 떠오르는 새빨간 해는 순간 세상을 다 가진듯한 감동을 느끼데 해준다.

덕분에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일출을 본 사람들은 그 순간을 두고두고 기억한다.

그 촛대바위 속에는 전설이 담겨있다. 몇몇 지역 주민들은 효녀바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고기 잡으러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하염없이 기다리던 딸이 바위로 변해버렸다는 전설 때문이다.

참고로 촛대바위는 원래는 바위섬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방파제가 생겨 맞붙어 있다. 그 위에서 산책을 하거나 낚시를 하면 추억만들기에 그만이다.


동도에서 바라본 서도


◇신이 허락해야 갈 수 있는 섬, 독도

울릉도까지 왔는데, 독도를 안보고 돌아가기에는 서운하다.

하지만 독도는 신이 허락해야만 갈 수 있다. 하늘이 열리고, 바다가 숨죽여야 독도땅을 밟을 수 있다.

아무리 울릉도서 뱃길따라 200리를 달려왔어도 파도가 조금이라도 높거나, 비가 온다면 독도에 배가 정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때문에 열 번을 와도 독도 땅을 밟지 못할 수도 있다.

어렵게 독도에 내린다면 가슴 벅참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장시간 배를 타고 왔음에도 독도라는 이름만으로 희열을 느낀다. 사람들 얼굴에서 지치거나 짜증은 찾아볼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카메라 셔터에서 잠시 손을 떼고 크게 심호흡을 하길 바란다. 그러고 주변을 둘러보면 독도의 정직함과 순수함이 느껴질 것이다. 아등바등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독도의 감동과 위로는 상처받은 마음마저 치유케 한다.

뿐만 아니다. 운이 좋다면 물개와 돌고래도 만날 수 있다.

그렇게 짧고 강렬한 울릉도와 독도 탐방을 마치면 울렁대던 배도 어느 순간 편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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