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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라스부르 여행- 프랑스 속에서 독일의 거리를 걷다 |
2012-02-07 15:43: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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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3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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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의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는 19세기 보불전쟁 때 이곳을 점령한 독일이 광대한 도시계획에 의해 건설했던 흔적이 가득 남아 있다. 독일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이어지는 스트라스부르 시내의 모습(왼쪽), 노트르담 대성당 앞에 위치한 구텐베르크 동상. 젊은 시절을 스트라스부르에서 보내면서 근대 활자술을 발명한 구텐베르크를 기념한다. |
어느 나라를 가든 대도시의 모습은 비슷합니다. 일거리를 찾아 수도로 몰려든 수많은 이민자들, 도심 곳곳을 연결하는 복잡하고 낡은 지하철, 질식할 듯 이어지는 사람과 빌딩숲, 카메라와 지도를 들고 길을 묻거나 셔터를 눌러대는 관광객들….
물론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겠지만, 이제는 이처럼 비슷한 풍경이 이어지는 도시를 '찍는' 관광 패턴에서 벗어나고 싶으시다고요? 여행지로 유럽을 선택하신다면 스트라스부르를 추천합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이중적 매력이 돋보이는 프랑스의 소도시이자 유럽의회 본부가 위치한 유럽의 중심도시. '유럽의 수도'로 불릴 만큼 유럽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위치의 도시이지만 한국인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곳입니다. 숨막히는 관광객 무리의 틈을 벗어나 유럽의 속살을 보고 싶으신 분에게 스트라스부르는 제격입니다.
프랑스 동쪽에 위치한 알자스지역 중심도시인 스트라스부르는 파리에서 비행기로는 1시간, 테제베로는 2시간20분 정도 걸리는 인구 27만 명의 소도시입니다.
스트라스부르는 '길'이라는 뜻의 스트라스(Stras)와 '마을'이라는 의미의 부르(bourg)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길의 마을. 한마디로 교통의 요충지라는 뜻이지요. 독일과 스위스 접경지대인 알자스주의 중심도시라는 지리적 특성 때문에 도시의 명칭이 이렇게 정해졌다고 합니다. 육로뿐 아니라 라인강 마른강 등 운하로 연결돼 예로부터 유럽의 대표적인 교역 도시이기도 합니다. 도심 곳곳이 수로로 이어져 이탈리아 베니스에 버금가는 유럽의 대표 수상도시로 불리고 있기도 하지요.
유럽 곳곳을 잇는 교통이 발달한 접경지대. 그래서 스트라스부르는 아픔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역사적으로 프랑스 땅이었다가 독일 땅이었다가를 반복해왔기 때문이죠. 로마시대에 건설돼 프랑스 영토였던 스트라스부르는 9세기 신성로마제국(독일)에 속하다 13세기 당시 어느 국가에도 속하지 않는 자유도시가 됩니다. 그러다 17세기 태양왕으로 유명한 루이 14세가 프랑스 영토로 되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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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 니콜라 교회(위), 쁘띠 프랑스를 지나 활기 찬 어부들의 강변. |
1870년 보불전쟁(프로이센-프랑스 전쟁) 때 독일은 다시 스트라스부르를 점령하게 됩니다. 현재의 스트라스부르는 보불전쟁 당시 독일의 광대한 도시계획에 따라 세워진 도시입니다. 이 때문에 도심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건축물들은 독일 양식입니다. 프랑스 속 독일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당시 도시계획은 아주 드문 개념이었는데 독일은 막대한 재정을 들여 스트라스부르를 계획도시로 만들 정도로 이곳에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이곳은 프랑스 땅으로 다시 귀속됐다 1, 2차 세계대전 때 재차 독일 땅이 되죠. 스트라스부르는 그 유명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배경도시이기도 합니다. 독일 침공 전 마지막으로 모국어(프랑스어) 수업을 하는 교실의 풍경을 통해 나라 잃는 설움을 절절히 드러낸 소설이죠. 일제강점 경험이 있는 한국인들에게 특히 사랑받는 프랑스 소설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유럽의 요충지 스트라스부르 곳곳을 배로, 발로 탐험해 보겠습니다.
'프랑스 속 독일' 스트라스부르 곳곳을 짧은 시간 내 둘러보고 싶다면 유람선투어가 좋다. 스트라스부르는 일강으로 둘러싸인 섬과 외곽지역으로 구성돼 있는데 강 인근에 도심 주요 시설과 관광지들이 위치해 있어 배를 타고 이동하면 짧은 시간 내 주요 지역을 모두 들를 수 있다.
■뱃길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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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은 이제 이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쁘띠 프랑스. |
유람선투어는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 선착장에서 출발해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유람선투어 가격은 어른 9.2유로. 배를 탄 뒤 의자마다 연결된 헤드폰을 끼고 채널 16번을 맞추면 한국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보이는 것은 퐁 코르보라는 다리다. '애원의 다리'이기도 한 이곳은 과거 이 지역 주요 범죄자가 익살형에 처해졌던 곳으로 유명하다. 주로 성적으로 문란한 여성들이 물고문을 받던 장소라고 한다. 코르보 다리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개보수 공사 중인 건물이 있는데 옛 세관으로, 훨씬 예전에는 소금저장고로 이용됐던 곳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파괴됐다 복원됐다.
강 왼쪽으로는 생 니콜라 교회가 보인다. 이 지역 개신교회 중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며 슈바이처 박사가 목회 활동을 잠시 했었던 곳이다.
유람선은 이제 이곳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쁘띠 프랑스에 이른다. 작은 프랑스라는 뜻의 쁘띠 프랑스에는 강가를 따라 오래된 독일식 건축물이 오밀조밀 몰려 있어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쁘띠 프랑스는 여기 위치했던 병원의 이름에서 따온 지명으로 성병 치료로 이름 난 병원이었다고 한다. 접경지대이다 보니 전쟁이 잦았고 성병에 걸린 군인들이 이 병원에서 자주 치료를 받았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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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회 본부. |
쁘띠 프랑스를 상징하는 4개의 첨탑들은 스트라스부르가 요새였음을 보여준다. 첨탑은 비교적 높게 지어져 적군의 침입을 감시하고 포탄을 쏘는 용도로 사용됐다. 첨탑 상층부에는 포탄을 쏘던 문이 나 있다. 첨탑은 도시의 출입구였으며 여기를 중심으로 성벽은 스트라스부르 섬을 빙 둘러쌌다. 물론 지금 그 성벽은 모두 철거됐고 첨탑 등 흔적만 남아 있다.
쁘띠 프랑스를 지나 활기 찬 어부들의 강변에 이른다. 선착장이 제법 크고, 조그마한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이 상업항의 중심지로서 과거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인근에 스트라스부르대학이 있다. 강변에서 스트라스부르대학 기숙사가 보이는데 프로이센 프랑스 전쟁 때 독일이 세운 것이다. 기숙사 이름은 당시 독일을 상징하는 게르니아였는데 지금은 프랑스를 일컫는 갈리아로 바뀌었다.
유람선투어의 마지막 관광 포인트는 유럽의회 본부. 강을 끼고 좌우로 보이는 두 개의 유럽의회 본부 건물이 웅장한 위용을 드러낸다. 강 오른쪽 건물은 본부가 위치한 구관이고, 왼쪽은 유럽의회 확장에 대비해 스트라스부르시가 신축한 신식 건물이다. 두 개의 본관과 신관 건물은 강 위를 가로지르는 브릿지가 연결한다.
배는 유럽의회 본부 건물을 기점으로 돌아 출발 선착장으로 돌아온다.
■걸어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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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르담 대성당. |
스트라스부르의 관광 거점은 노트르담 대성당이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규모에 버금가는 대규모 성당으로 완공까지 300년 이상이 소요됐다. 0분 15분 30분 45분마다 이 성당 안 천문시계탑 앞에는 관광객이 몰린다. 15분마다 아기 소년 어른이 나와 시간을 알리고 마지막은 죽음의 신이 나와 인간의 일생을 재연한다. 전망대로 올라가면 성당 꼭대기에서 스트라스부르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도 있다.
노르트담 대성당 앞은 구텐베르크 광장이다. 근대 활자 인쇄술의 발명자인 구텐베르크가 젊은 시절을 스트라스부르에서 보내면서 활자술을 발명한 것을 기념하는 곳이다. 구텐베르크 광장에서부터 클레베 광장까지는 프랑스의 양대 백화점인 갤러리 라파예트와 쁘렝땅을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숍들이 밀집해 있어 쇼핑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대형 슈퍼마켓에서 먹거리와 생필품을 구매할 수도 있다.
클레베 광장은 나폴레옹이 총애했던 클레베 장군을 기념하고 있다. 대성당에서 코르보 다리 쪽으로 나오면 역사박물관(입장료 5유로)이 보인다. 스트라스부르 역사상을 상세히 볼 수 있는 박물관으로 전쟁 당시 쓰였던 대포와 포환, 식기 등 각종 도자기, 중세시대 무인들이 입었던 갑옷들이 전시돼 있다. 철갑모자나 스트라스부르 민속의상을 직접 입어보고 거울에 비춰볼 수도 있다. 쁘띠 프랑스 인근의 스트라스부르 근현대미술관(입장료 10유로)에서는 미술작품으로 스트라스부르를 즐길 수 있다.
스트라스부르 시내는 걸어다녀도 하루면 충분히 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걷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트램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해도 된다. 트램이나 버스는 1회권이 1.5유로이며 1시간 이내면 여러 번 트램과 버스를 갈아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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